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외형 성장 회복 속 ‘투명성·상생·글로벌화’가 새 경쟁축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가맹본부는 9,960개, 브랜드는 13,725개, 가맹점은 379,739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가맹본부는 13.2%, 브랜드는 10.9%, 가맹점은 4.0% 증가하며 전년도 정체 흐름을 벗어났다. 전체 가맹점 평균 매출액도 약 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이 여전히 중심축이다. 브랜드 수 기준 외식업 비중은 79.3%, 가맹점 수 기준으로는 48.4%를 차지했다. 다만 성장률만 보면 서비스업의 확장이 눈에 띈다. 서비스업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9.5% 증가해 외식업과 도소매업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외식업에서는 한식 가맹점 수가 43,882개로 가장 많았고,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피자 8.7%, 한식 8.3%, 커피 8.3%, 치킨 5.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점 업종은 평균 매출액이 2.4%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의 성장세가 곧바로 안정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전체 브랜드 중 가맹점 10개 미만의 소규모 브랜드 비중은 74.4%에 달했다. 여기에 2026년 4월 한 달 동안 정보공개서 신규 등록 브랜드는 92개였지만, 동시에 565개 브랜드가 자진 또는 직권 취소된 것으로 보도됐다. 신규 브랜드 진입은 활발하지만, 생존성과 운영 지속성은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제도 측면에서는 ‘투명성’이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초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가맹점주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쟁점은 가맹본부가 원·부재료 공급 과정에서 얻는 차액가맹금에 대해 가맹점주와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차액가맹금이 가맹금에 포함되는 만큼, 이를 수령하려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사이의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출액 비율의 로열티보다 필수품목 공급 마진, 즉 차액가맹금에 의존하는 구조가 적지 않았다. 피자헛 사건 이후 본부 입장에서는 계약서, 정보공개서, 필수품목 공급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고, 점주 입장에서는 거래 조건의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됐다. 다만 비슷한 차액가맹금 사건에서도 사실관계와 합의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입법 변화도 본격화된다. 202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가맹사업법은 2026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핵심은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와 등록 단체에 대한 가맹본부의 협의 의무다. 일정 요건을 갖춘 점주단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뒤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할 수 있고, 가맹본부는 이에 충실히 응해야 한다. 이는 가맹본부와 개별 점주 중심이던 관계가 브랜드별 점주단체와의 공식 협의 구조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프랜차이즈 전략을 바꾸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4월 27일 열린 ‘2026년 제2차 넥스트 K-프랜차이즈 포럼’에서 인구 구조 변화와 푸드 트렌드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발표에서는 1인 가구 증가와 웰니스 수요가 결합된 ‘혼웰식’이 핵심 키워드로 제시됐고, 혼밥 중심의 식문화, 비빔밥·햄버거처럼 간편한 조리 포맷, 샐러드 등 기능성 식품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진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5월 18일 제3차 넥스트 K-프랜차이즈 공개포럼을 열고, 고피자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한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전략을 다룰 예정이다. 앞서 aT는 3월 프랑스 파리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한국관을 마련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유럽 진출을 지원했고, 현장에서 총 89건의 바이어 상담이 진행됐다.
종합하면 2026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성장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신규 브랜드와 소규모 브랜드의 진입은 계속되고 있지만, 앞으로 경쟁력은 정보공개서의 신뢰도, 차액가맹금과 필수품목 구조의 투명성, 점주단체와의 협의 역량, 1인·웰니스 소비 대응, 해외 확장 전략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프랜차이즈 본부에는 “얼마나 빠르게 가맹점을 늘리느냐”보다 “얼마나 지속 가능한 가맹 생태계를 설계하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