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의존 줄이는 프랜차이즈…‘배달 전용 가격’과 자체 주문 채널이 새 생존전략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 축이 다시 바뀌고 있다. 한동안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의 핵심 과제가 점포 수 확대, 메뉴 개발, 브랜드 인지도 확보였다면, 2026년에는 배달앱 의존도를 어떻게 낮출 것인가가 주요 경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앱이 외식 프랜차이즈의 필수 판매 채널이 된 동시에, 수수료·광고비·배달비 부담을 키우는 비용 구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포장 주문 유료화다. 2026년 4월부터 쿠팡이츠가 포장 주문에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 3사가 모두 포장 주문 유료 정책을 시행하는 구조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2021년 10월부터 이어온 포장 주문 무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4월부터 6.8%의 중개 수수료를 적용했으며, 전통시장 점포와 상생요금제 대상 중 매출 하위 20% 영세 매장은 예외로 뒀다. 배달의민족은 2024년 신규 입점 점주부터 포장 수수료 6.8%를 적용했고, 2025년 3월 기존 점주로 대상을 넓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화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입장에서 단순한 비용 항목 하나가 늘어난 문제가 아니다. 과거 포장 주문은 배달비 부담 없이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채널로 인식됐지만, 포장 주문까지 수수료가 붙게 되면 매장 방문, 포장, 배달의 채널별 수익성이 다시 계산되어야 한다. 배달앱 업체들은 이를 서비스 정상화와 투자 재원 마련으로 설명하지만, 일부 자영업 단체는 수수료 산정 기준이 불명확하고 광고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은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025년 3월, 배달 메뉴를 매장 메뉴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라는 표현 대신 ‘배달앱 전용 가격제’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배달 플랫폼의 무료배달 비용 전가와 광고 유도 등으로 주문 가격의 30~40%가 배달앱에 지출되고 있어, 배달 주문에만 일부 비용을 반영한 가격 책정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사이에서는 매장 가격과 배달앱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사례가 확산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주요 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했고,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도 배달용 커피 가격을 더 받기로 했다.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에서도 전체 매장 또는 일부 매장에서 배달 메뉴 가격 인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 가격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 1,061개 메뉴를 조사한 결과 20개 음식점, 즉 58.8%에서 매장과 배달앱 메뉴 가격이 달랐다고 밝혔다. 가격이 다른 541개 메뉴 중 529개, 즉 97.8%는 배달앱 가격이 매장보다 더 비쌌고, 13개 음식점은 가격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배달앱 안에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단체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 결과, 분식·피자·치킨·한식 업종 프랜차이즈 브랜드 29개 중 약 69%인 20개 브랜드에서 이중가격이 운영되고 있었다. 가격 차이는 메뉴당 최소 500원이었고, 2,000원 차이가 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런 흐름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관계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배달앱 가격을 본부가 통일적으로 정할 것인지, 가맹점별로 자율 적용할 것인지, 소비자 고지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가 모두 쟁점이 되기 때문이다. 본부가 가격 정책을 강하게 통제하면 가맹점의 현장 수익성을 반영하기 어렵고, 반대로 점주 자율에 맡기면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매장별 가격 차이가 커져 소비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국회 차원의 규제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푸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2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비용 전가 금지 등을 담은 법안들이 발의됐고, 전문가들은 2026년을 ‘배달 플랫폼 규제 원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영세 사업자 우대수수료, 배달비 분담 강제 금지, 수익 구조와 최종 결제금액 구성의 투명 공개, 위반 시 과징금 부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부의 전략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배달앱 상위 노출을 위해 광고비를 투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앱·자사몰·네이버 주문·공공배달앱·전화 주문·단체 주문을 결합한 다중 채널 전략이 중요해질 수 있다. 한솥 창업 매거진은 배달 수수료 절감 전략으로 민간 배달앱을 신규 고객 유입 채널로 활용하고, 공공배달앱과 자체 포장 주문을 단골 관리 채널로 병행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결국 2026년 프랜차이즈 업계의 배달 전략은 “배달앱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배달앱은 여전히 강력한 고객 접점이지만, 그 비용을 그대로 흡수하면 가맹점 수익성이 흔들리고,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 브랜드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본부는 배달앱을 하나의 판매 채널로만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채널별 원가·가격·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는 운영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예비 창업자 역시 브랜드를 고를 때 가맹비와 인테리어 비용만 볼 것이 아니라, 배달앱 수수료 대응 방식, 배달·포장 가격 정책, 자체 주문 채널 보유 여부, 소비자 고지 체계, 가맹점별 가격 자율성까지 확인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수익성은 이제 메뉴 맛과 입지만이 아니라, 플랫폼 비용을 통제하는 능력에 의해 크게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