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내수형 창업’ 넘어 K-푸드 수출 플랫폼으로 진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장 전략이 내수 중심에서 해외시장 개척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진출이 일부 대형 외식 브랜드의 선택지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치킨·커피·피자·주점·한식 브랜드는 물론, 푸드테크·식자재·운영 솔루션까지 함께 묶인 K-프랜차이즈 수출 모델로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업종은 치킨이다. K-푸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북미,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으로 출점 지역을 넓히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bhc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귀넷 뷰포드에 미국 7호점을 열었고, BBQ는 카자흐스탄 진출을 통해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치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해외 매장은 단순한 홍보용 거점이 아니라 새로운 매출 성장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도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매일경제는 더벤티가 202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매장 오픈을 예고했고, 빽다방과 메가MGC커피도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머드커피는 일본 추가 출점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브랜드들은 ‘가성비’와 ‘K-디저트·K-음료’ 이미지를 결합해 해외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중소형·가성비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생활맥주가 캄보디아 거점을 확보했고, 맘스터치 라오스 1호점에는 긴 줄이 생겼으며, 컴포즈커피와 메가MGC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도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해외 진출이 더 이상 대기업 프랜차이즈만의 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식 치킨, 버거, 커피, 맥주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중견·중소 프랜차이즈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정부와 유관기관도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26년 3월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한국관을 마련해 국내 외식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해당 박람회에는 약 20개국 600여 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한국관에서는 피자, 맥주, 치킨, 순대 등 다양한 K-외식 메뉴가 소개됐다. 현장에서는 총 89건의 바이어 상담이 진행됐고, 피자이노베이션은 프랑스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남미 기업들로부터 협력 문의를 받았다.
시장 개척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KOTRA는 2026년 중남미 K-푸드 시장 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칠레,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3개국을 대상으로 국내 농식품 기업의 현지 유통망 입점, 바이어 발굴, 온라인 마케팅, 시식회, 팝업스토어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프랜차이즈 출점뿐 아니라, 소스·간편식·식자재·브랜드 상품을 먼저 수출해 현지 수요를 검증한 뒤 외식 브랜드 진출로 이어지는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해외 진출은 외식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푸드테크 산업과도 연결되고 있다. KOTRA와 한국AI·로봇산업협회는 2026년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 2026에 한국관을 운영하며, 식음료, 장비, 푸드테크 기술, 식기 등을 전시 품목으로 소개했다. 산업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관에는 조리 자동화, 바리스타 로봇, 자동 커피머신, 스마트 주방기기 등 푸드테크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수출의 의미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해외 진출은 “한국 브랜드 매장을 해외에 여는 것”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메뉴, 식자재, 조리 설비, 로봇, 매장 운영 시스템, 교육 매뉴얼, 브랜드 IP가 함께 수출되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해외 외식 시장에서는 인건비와 인력난 문제가 크기 때문에, 조리 자동화와 표준화된 운영 매뉴얼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K-푸드 전체 수출 흐름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1분기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이 3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K-푸드 플러스는 농식품뿐 아니라 농기자재, 스마트팜 등 농산업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한국 식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단순 소비재 수출을 넘어 외식·기술·운영 시스템과 결합될 수 있는 기반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이 흐름에 맞춰 해외 진출 전략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협회는 2026년 5월 18일 제3차 넥스트 K-프랜차이즈 공개포럼을 열고, 고피자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한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업계 차원에서도 “국내 출점 경쟁”을 넘어 “글로벌 확장 역량”을 프랜차이즈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해외 진출이 곧바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별 식문화, 임대료, 인건비, 식자재 조달, 종교·인증 기준, 현지 파트너 역량, 브랜드 인지도 차이가 모두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치킨·커피처럼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업종이라도 해외에서는 가격대, 메뉴 구성, 매장 크기, 배달 의존도, 현지 직원 교육 방식까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
결국 2026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국내 시장에서는 출점 여지가 줄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해외에서는 K-푸드와 K콘텐츠 인지도가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성공하는 프랜차이즈 본부는 국내에서 가맹점을 많이 늘린 브랜드가 아니라, 현지화 가능한 메뉴, 안정적인 공급망,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 푸드테크 기반 효율성을 갖춘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