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시장, ‘신규 브랜드 러시’ 뒤에 숨은 정리 국면…창업자는 브랜드 생존성 따져야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겉으로는 다시 커지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브랜드 정리와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가맹본부는 9,960개, 브랜드는 13,725개, 가맹점은 379,739개로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외형상으로는 가맹사업 시장이 성장세를 회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을 보면 다른 신호도 뚜렷하다. 2026년 4월 한 달 동안 새롭게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92개였지만, 같은 기간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취소하거나 직권취소한 브랜드는 565개에 달했다. 2026년 5월 7일 기준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등록된 브랜드 수는 11,618개로 집계됐다.
이 숫자는 단순한 행정상 변동으로 보기 어렵다. 뉴데일리경제 보도에 따르면 4월 등록취소 565건은 통상 월평균의 두세 배 수준이며, 최근 수년 내에서도 높은 구간에 해당한다. 특히 약 90% 안팎이 자진취소로 집계됐는데, 이는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을 계속 유지하지 않기로 스스로 판단한 사례가 많았다는 뜻이다.
정리 대상은 주로 외식업에 집중됐다. 카페·디저트 계열이 약 100개로 가장 많았고, 치킨·피자 등 배달 중심 브랜드가 70여 개, 분식·간편식 업종도 50여 개 수준으로 파악됐다. 고깃집·국밥·곱창 등 한식 기반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등록취소 브랜드 중 외식업 비중은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단순히 “많이 생기고 많이 망하는 시장”이라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보여준다.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 업종에서는 유행을 타고 빠르게 브랜드가 생기지만, 원가·인건비·임대료·배달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브랜드들이 다시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특히 카페, 디저트, 치킨, 분식처럼 소자본 창업자가 많이 몰리는 업종일수록 브랜드 간 차별화가 약하면 생존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신규 등록 흐름도 일정하지 않다. 2026년 1월에는 133개 브랜드가 신규 등록됐고 동시에 198개 브랜드가 자진 또는 직권취소됐다. 3월에는 신규 등록이 48개, 등록취소가 65개였다. 이후 4월에는 신규 등록보다 등록취소가 압도적으로 많은 구조가 나타났다.
문제는 예비 창업자들이 이 같은 브랜드 생존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창업 상담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정보공개서가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브랜드의 사업성이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보공개서 등록은 가맹사업을 모집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정 요건에 가깝고, 브랜드의 수익성·운영 안정성·본부 역량까지 보장하는 장치는 아니다.
공정위의 2025년 가맹 분야 실태조사도 이러한 위험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가맹본부로부터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은 47.8%였다. 전년보다 7.1%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가맹점주가 불공정 거래 경험을 보고한 셈이다. 주요 유형으로는 매출액 등 핵심 정보의 부풀림·은폐, 광고비 전가, 필수품목 등 거래조건의 일방 변경 등이 언급됐다.
중도해지 위험도 적지 않다. 같은 조사에서 계약기간 만료 전 중도해지를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맹점주는 42.5%였다. 중도해지를 고려한 이유는 매출 부진이 74.5%로 가장 많았고,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31.3%로 뒤를 이었다. 실제 해지를 하지 못한 이유로는 위약금 부담이 60.6%로 가장 높았다.
이런 흐름은 프랜차이즈 본부에도 중요한 경고다. 과거에는 짧은 기간에 가맹점을 많이 모집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가맹점의 폐점률, 중도해지 가능성, 점주 만족도, 본사의 재무 안정성, 필수품목 공급 구조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나는 브랜드라도, 동시에 폐점이나 분쟁이 많다면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선택 기준을 바꿔야 한다. 단순히 “요즘 뜨는 브랜드인가”, “창업비가 저렴한가”, “매장이 예쁜가”만 볼 것이 아니라, 최소한 최근 3년간 가맹점 수 증감, 계약해지·종료 건수, 평균 매출액, 광고·판촉비 부담, 필수품목 비중, 본부의 직영점 운영 기간, 대표자의 다른 브랜드 운영 이력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결국 2026년 프랜차이즈 시장의 핵심 이슈는 성장보다 생존성 검증이다. 시장 전체의 숫자는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와 유행형 외식 브랜드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는 단순히 가맹점을 많이 모집하는 본부가 아니라, 점주가 오래 버틸 수 있는 비용 구조와 운영 시스템을 설계한 본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