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커피 프랜차이즈, ‘1,500원 아메리카노’ 넘어 객단가 전쟁으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한동안 저가커피 브랜드의 경쟁력은 “얼마나 싸게, 얼마나 많은 매장을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시장의 질문은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싼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커피 외 메뉴로 객단가를 높이고, 포화된 상권 안에서 가맹점 수익성을 지킬 수 있는가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을 바탕으로 한 보도에 따르면, 커피 업종 가맹점 수 1위는 메가MGC커피로 3,325개를 기록했다. 이어 컴포즈커피 2,649개, 이디야커피 2,562개, 빽다방 1,712개, 투썸플레이스 1,510개 순이었다. 가맹점 수만 보면 저가커피 브랜드가 시장 상위권을 장악한 구조다.
하지만 가맹점 수와 매출 성과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같은 자료에서 가맹점 평균 매출액 상위권에는 투썸플레이스, 에이바우트커피, 플러스82, 파스쿠찌, 백억커피 등이 이름을 올렸고,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등 점포 수 상위 저가커피 브랜드는 평균 매출액 상위권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외형 확장 능력과 점포당 매출 창출 능력이 분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가커피 시장의 포화도도 높아졌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국내 저가커피 브랜드 매장 수는 이미 1만 개 이상으로 추산되며, 메가MGC커피 약 4,000개, 컴포즈커피 약 3,000개, 이디야커피 약 2,500개, 빽다방 약 1,800개 수준으로 전국 단위 출점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상권 안에서 유사한 가격대의 브랜드가 촘촘히 들어서면서, 신규 출점이 곧 기존 가맹점의 매출 잠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저가커피 브랜드들은 더 이상 커피만 팔지 않는다. 일부 브랜드는 치킨, 떡볶이, 볶음밥, 베이커리, 디저트 등 간식·식사류를 강화하고 있다. 메가MGC커피의 ‘엠지씨네 양념 컵치킨’은 출시 4주 만에 약 35만 건이 판매된 것으로 보도됐고, 이디야커피도 베이커리와 디저트 제품군을 확대하며 ‘카페+간편식’ 형태의 매장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은 객단가다. 1,500원대 아메리카노만으로는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 반면 떡볶이, 닭강정, 샌드위치, 디저트처럼 4,000~6,000원대 메뉴가 함께 팔리면 주문 한 건당 매출이 크게 높아진다. 특히 배달 주문에서는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음료 여러 잔을 억지로 담는 대신, 단가가 높은 스낵 메뉴를 함께 주문하도록 만들 수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의 성격도 바뀌고 있다. 과거 저가커피 매장은 빠르게 주문하고 가져가는 테이크아웃 중심 구조였다. 그러나 메뉴가 간식·식사류로 넓어지면 매장은 단순 커피 판매점이 아니라 간편식 매장, 디저트 매장, 배달형 외식 브랜드에 가까워진다. 이는 본부 입장에서는 매출 확대 기회지만, 가맹점 입장에서는 조리 동선, 재고 관리, 위생 관리, 폐기 부담, 인력 운영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본시장도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를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2021년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에 인수됐고, 컴포즈커피는 2024년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드와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매머드커피도 2026년 초 오케스트라PE가 지분 10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저가커피 시장이 단순 외식 창업 시장을 넘어 투자자본이 주목하는 프랜차이즈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은 긍정과 우려를 동시에 낳는다. 사모펀드나 대형 자본이 들어오면 브랜드는 더 빠르게 시스템화되고, 물류·마케팅·메뉴 개발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 반면 투자자본은 일정 기간 안에 기업가치를 높이고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므로, 본사 수익성 강화가 가맹점 수익성보다 우선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보도에서는 시장이 포화될수록 브랜드별 자본 구조, 본사 마진율, 점주와의 수익 배분 방식이 기업가치의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카페 브랜드의 대응은 조금 다르다. 스타벅스는 가격 할인 경쟁보다 지역 스토리를 결합한 특화 매장, 리저브 매장, 포커스존, 패밀리·펫 프렌들리 매장 등 공간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커피보다 디저트 정체성을 앞세워 ‘특별한 날을 위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이디야커피는 음료 용량 확대와 메뉴 리뉴얼을 통해 체감 가치를 높이는 방향을 택했다.
결국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은 세 갈래로 나뉘고 있다. 첫째,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같은 대형 저가커피 브랜드는 규모의 경제와 메뉴 확장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려 한다. 둘째, 투썸플레이스와 스타벅스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공간·디저트·경험을 통해 가격 방어력을 확보하려 한다. 셋째, 중소형 카페 브랜드는 지역성, 특화 메뉴, 낮은 창업비, 운영 효율 중 하나라도 명확한 차별점을 갖추지 못하면 점점 더 어려운 경쟁에 놓이게 된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브랜드를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앞으로는 브랜드별 평균 매출액, 폐점률, 원부자재 공급 구조, 음료 외 메뉴의 수익성, 배달 매출 비중, 조리 난이도, 본부의 마진 구조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저가커피 브랜드는 매출 규모가 커 보여도 잔당 마진이 낮고 회전율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상권·임대료·인건비 조건이 맞지 않으면 수익성이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2026년 카페 프랜차이즈의 핵심 경쟁은 더 이상 “누가 더 싼 커피를 파는가”가 아니다. 앞으로의 승부는 저가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객단가를 높이고, 가맹점 운영 복잡도를 통제하며, 본부와 점주가 함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커피 한 잔의 가격 경쟁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졌고, 이제 카페 프랜차이즈는 커피 산업이 아니라 외식·유통·투자자본이 결합된 종합 프랜차이즈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