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판, 외식에서 ‘펫 서비스’로 확장…반려동물 생애주기가 새 상권 만든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외식업 중심의 창업 공식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치킨, 커피, 분식처럼 익숙한 외식 브랜드가 여전히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최근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서비스업 프랜차이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서비스업 브랜드 수는 2,181개, 가맹점 수는 12만 5,401개로 전년 대비 각각 12.8%,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가맹점 평균 매출액도 1억 9,600만 원으로 전년보다 5.7% 늘었다.
이 흐름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반려동물 프랜차이즈다. 과거 반려동물 창업은 사료와 장난감을 판매하는 용품점이나 애견미용실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펫푸드, 펫헬스케어, 펫호텔, 반려동물 유치원, 셀프 목욕, 장례, 보험, 펫테크까지 이어지는 생활 서비스 산업으로 넓어지고 있다. 정부 역시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사료, 진료, 장묘, 용품, 보험 등을 포함하는 산업으로 보고 있으며, 2027년까지 국내 시장 규모를 15조 원 수준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반려동물 프랜차이즈가 성장하는 배경에는 인구 구조 변화가 있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비혼 인구 확대는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 대상이 아니라 정서적 동반자로 여기는 소비 문화를 만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6년 1월 공개한 연구보고서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식 확산과 1인 가구 및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반려동물 양육 가구와 연관산업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랜차이즈 통계에서도 변화는 확인된다. 창업&프랜차이즈가 인용한 2024 프랜차이즈 산업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2021년 284개에서 2023년 606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가맹점 평균 매출도 1억 2,976만 원에서 1억 8,372만 원으로 약 41% 늘었다. 신규 개점 수도 2022년 165개, 2023년 151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시장의 특징은 외식업과 다른 비용 구조에 있다. 음식점은 조리 인력, 주방 설비, 원재료 폐기, 위생 관리 부담이 크지만, 반려동물 용품점이나 셀프 목욕 매장, 일부 케어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조리 부담이 적다. 특히 용품 판매 중심 모델은 재고 관리가 핵심이고, 서비스형 모델은 인력의 전문성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다. 즉, 반려동물 프랜차이즈는 외식업처럼 회전율만으로 승부하기보다 고객 반복 방문, 신뢰, 지역 커뮤니티가 매출을 좌우하는 업종에 가깝다.
대표적인 브랜드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용품 프랜차이즈 펫마트는 2026년 ‘가맹하고 싶은 프랜차이즈 300’에 3회 연속 선정됐다고 보도됐다. 해당 평가는 2025년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1만 1,624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정보공개서 기반 빅데이터로 분석해 생산성,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등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도에 따르면 펫마트는 전국 16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며 물류 시스템과 본사 지원 정책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프랜차이즈가 무조건 안정적인 창업 아이템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업종은 ‘생명’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의 사고나 위생 문제, 케어 부주의가 브랜드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특히 미용, 호텔, 유치원, 케어 서비스는 단순 판매업보다 인력 교육, 사고 대응 매뉴얼, 보험 가입, 고객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훨씬 중요하다. 외식업에서 맛과 가격이 핵심이라면, 펫 서비스업에서는 신뢰와 안전이 핵심 상품인 셈이다.
제도적 관리도 앞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등록제 연구에서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사회적 인식도 ‘애완의 대상’에서 ‘삶의 동반자’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유실·유기동물이 매년 약 11만 마리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어, 정확한 개체 수 파악과 등록률 제고가 정책 추진의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본부에도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반려동물 프랜차이즈는 단순히 귀엽고 감성적인 브랜드 디자인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고객 정보 관리, 반려동물 프로필 관리, 이용 이력, 알레르기·질병 정보, 미용·호텔 이용 기록, 사고 대응 프로세스 등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갖춘 본부가 더 높은 신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펫테크와 프랜차이즈 운영 시스템이 결합될 여지가 큰 이유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는 반려동물 프랜차이즈를 볼 때 창업비와 예상 매출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해당 브랜드가 동물 관련 사고에 대비한 매뉴얼을 갖추고 있는지, 직원 교육 체계가 있는지, 용품 공급망이 안정적인지, 지역 내 동물병원·훈련사·장례업체와 연계가 가능한지, 반복 방문을 만드는 멤버십 구조가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결국 2026년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반려동물 업종은 외식업을 대체하는 단순 유행 아이템이 아니라, 생활 서비스형 프랜차이즈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야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펫 프랜차이즈는 많이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반려동물의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고 보호자에게 신뢰를 주는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